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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의 달인

감성으로 설득하라 - 짧은 이야기


몇 년 전 로저는 그루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그루지아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드디어 일을 끝내고 그루지아를 떠나게 된

마지막 날 쇼핑을 나갔다. 어떤 조각가가 상가에서 조그만 접시에 뭔가를 열심히 새기고 있었다.

 

저는 전시된 제품보다는 조각가가 작업하고 있는 접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접시의 가격을 물어보았습니다.

"이건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언제쯤 완성됩니까?" 약간 초조해진 제가 물었습니다.

"며칠이면 됩니다. 그때 사러 오세요."

"미완성이라도 좋으니 지금 사고 싶습니다.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

그러나 조각가는 "지금은 팔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그의 무뚝뚝한 대답에 저는 화가 났습니다... 제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꾹 참았어요.

그러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조각가도 나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그도 저처럼 감정이 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조각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접시를 지금 팔면 더 비싸게 받아야 합니다."

"왜요?" 저는 놀라서 이유를 물었죠.

그러자 조각가는 저를 쳐다보며 빙긋 웃더니 "제가 지금 이 접시를 팔면 이걸 완성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저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접시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물론 당신이 만든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 오늘 트빌리시를 떠나야 합니다. 제가 만약 이 접시를 갖게 된다면 그걸 볼 때마다 자신의 일에 긍지와 만족감을

느끼는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 같군요."

 

-      로저 피셔 등의 “감성으로 설득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