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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골프이야기

7. 주중 회원권의 허와 실

주중회원권의 허와 실


주중 회원권의 허와 실

0국내 경기의 호황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회원권이 상승가도를 달리던 95년 중반에 새로운 골프 회원권 하나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주중 또는 평일 회원권. 이것은 정회원권이 수천만원의 고가인데 비해 저가라는 이점을 살려 판매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정회원권을 가지고도 부킹이 어려워 주중에만 이용한다면 굳이 비싼 정회원권을 살 것이 아니라 싼 값에 주중 회원권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는 경제적 논리가 앞선게 사실. 또 워낙 부킹이 어려워 대부분의 골퍼들에게 시기적으로 적절한 상품으로 인정받았다.

0오죽하면 월 1회 부킹이 되는 곳은 1억, 2회가 보장되면 2억원이라는 말이 나돌았을까? 96년 6월 여주골프장을 필두로 주중 회원권 분양이 시작됐다. 주중 회원권은 5년 후 반환형, 3년 반환형, 2년 반환형, 1년 소멸형, 2년 소멸형 등 형태도 다양해 회원권 시장의 틈새 상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초기에 분양한 골프장은 대다수 성공을 거두면서 회원권에 소액의 프리미엄까지 형성되기도 했다. 한 때는 물량 과다로 골프장에 따라 토요일에도 회원 대우를 해 주고 월 1회 주말 이용도 가능하다는 등의 회원 혜택을 강화한 상품도 등장했다.

0우선 정회원권은 회원 본인이 사용하고자 하는 날짜에 부킹해 마음대로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주중 회원권은 말 그대로 주중에만 이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토요일 오전까지 이용토록 할 수 있으나 일부 골프장은 금요일까지로 제한한다. 그린피나 기타 비용은 정회원과 마찬가지다. 주중 회원권은 양도, 양수에 제약을 받는다. 몇몇 골프장들은 정회원과 동등하게 거래가 되지만 소멸형과 반환형 일부는 양도, 양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간 만료 후 반환만 가능하다. 정회원권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0 주중 회원권은 양도 차익이 전혀 없거나 정회원권에 비해 적다. 왜냐하면 주중 회원권 대부분이 원리금 반환형이므로 기간이 도래하면 원금만이 반환된다. 이 때문에 정회원권과 같이 분양 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특정 골프장은 주중 회원권의 희소성에 비추어 분양 대금의 10 ~ 20%에 달하는 소액의 차익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주중 회원권은 시중에서 거래된다고 해도 반환 기간의 장단에 따라 시세 차이가 있다.


00 골프장에서 운영을 잘 해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해도 반환 기간이 가까워지면 시세는 원금을 밑도는 금액(명의개서 부대비용 때문)으로 형성된다. 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정회원권과 같이 시세 차익의 금전적 보상은 어렵지만 주중 회원권이 갖는 이익은 실로 크다. 시중 시세가 억대를 초과하는 유명 골프장의 멤버가 된다는 자부심 외에도 그 코스를 평일에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직업상 평일에 시간이 많은 자유 직업인 또는 전문직 종사자나 정년 퇴직자 그리고 가정 주부에게는 최상의 상품이다. 지금은 IMF 관리체제의 여파로 골프장 부킹이 다소 여유가 있지만 다시 경기가 회복되면 1억원대 미만의 회원권으로 주말부킹을 한다는 것은 다소 힘겨울 수 있다.

0 이 때쯤이면 주중 회원권의 위력은 어쩌면 1억원을 능가하는 가치를 발휘할 수도 있다. 주중 회원권은 1억원 미만의 회원권으로 주말 부킹이 어렵다는 점과 부킹이 어렵다면 굳이 많은 돈을 들여가며 정회원권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일반 골퍼들의 생각을 반영한 틈새 상품. 거의 모든 골프장들이 신규 분양 때 정회원 이외에 일정량을 주중 회원권으로 분양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주중 회원권을 일정 부분 할애하면 정회원 수를 감축할 수 있어 정회원은 그만큼 주말 부킹이 순조롭지 않겠느냐는 지극히 이론적인 취지를 담고 있다.

0 그러나 실상은 골프장들만 유리한 입장을 취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최초 분양 때 4백명 회원을 모집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정회원 모집이 끝나면 다시 정회원 이외의 주중 회원권을 분양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회원수의 증가를 가져왔다. 이로 인한 피해는 정회원은 물론 주중 회원들에게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원 모집 때 ‘체육 시설의 설치, 이용에 대한 법률’ 조항에서 규정한 것과 같이 투자 금액 한도 내에서 골프장 자율로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회원권 분양에 실패한 골프장은 주중 회원권 분양으로 일시적으로 경영난은 넘겼다.

0그러나 경기 불황이 계속될 경우 분양 후 2 ~ 3년이 지나 입회금 반환 기일이 되면 골프장들은 또다시 반환 대금 조성을 위한 자금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물론 반환 시점에서 다시 주중 회원권을 분양해 조성된 자금으로 반환 대금을 청산할 수 있으나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주중 회원권을 구입할 때 가급적이면 골프장을 운영하는 모기업이 안정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환 기간이 도래했다고 순순히 입회금을 반환할 만한 골프장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최소한 1백여 명의 회원에게 일시불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0 하지만 주중 회원권은 일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정회원권에 못지 않은 장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도 없다. 정회원권의 10% 정도의 대금으로 유명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단 구입할 때 몇 차 분양인지 분양 대금이 얼마인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차수에 따라 분양 대금이 달라지며 이에 따라 반환받을 수 있는 대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골프장마다 각기 다른 우대 혜택도 반드시 확인한 후 구입해야 한다. 정회원권과 마찬가지로 가족회원 대우, 토요일 이용 가능 여부, 그린피 문제 등은 꼭 확인할 것을 강조한다.

 
위 글의 출처는 국제 골프 잡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