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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Strategy

[핵심역량] 닌텐도 급성장의 비결


[핵심역량] 닌텐도 급성장의 비결

‘사용하기 어려운 조작버튼은 과감히 줄어거나 없애라’

요즘 닌텐도를 모르면 경영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도 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느냐>고 주문했을 정도로 닌텐도에 대한 세인들 관심이 커져 있기 때문 입니다. 닌텐도는 현재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도 독야청청하는 모습을 뽐내면서 혼자서 독주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세계적인 기업들인 도요타와 소니, 파나소닉이 휘청거리는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조가 됩니다. 
 
 닌텐도 급성장의 비밀은 뭘까요. 그 중 하나는 기존 게임기에 대한 개념을 확 바꾸어버린 닌텐도의 초특급 경영정책이라는 겁니다. 기존의 어렵고, 다루기 힘들고, 비싼 게임기를 쉽고, 재미있으며 가격도 싼 게임기로 바꾼 게 닌텐도 성장의 큰 요인이란 얘기죠. <닌텐도 이야기, 불황을 대역전의 기회로 만든 닌텐도식 기업진화 법칙(김영한 지음, 김현철 서울대 일본기업전공 교수 추천,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www.hankyungbp.com , 발행인 김경태, 02-3604-561)>에 들어 있는 스토리 한 토막을 소개 합니다. 저자는 기업성장비결을 연구하는 전문작가이며, 현재 진화경제학을 연구하는 다위니즘연구소 대표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킬러 아이디어(뛰어난 사업 아이디어)의 출발은 프레임(사업구조)을 바꾸어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프레임을 바꾸어보면 똑같은 대상을 두고도 전혀 다른 관점이 나올 수 있다.
 

 펩시와 코카콜라 간의 경쟁은 유명하다. 펩시가 코카콜라의 위세 잎에서 아직 기지개를 제대로 펴지 못할 때였다. 펩시는 코카콜라의 인기가 섹시한 병의 디자인에 있다고 프레임을 규정하고 병의 디자인이란 프레임에 코카콜라를 능가할 만한 디자인 개발에 엄청난 금액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여전히 코카콜라는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펩시는 프레임을 잘못 설정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대규모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다. 그들이 얻은 것은 병이 디자인이 아니라 남기지 않고 다 마셔버린다는 소비자들 특성이었다. 이 특성을 프레임으로 삼은 펩시는 병을 코카콜라보나 좀더 크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더 먹고 싶어서 아쉬워하는 마음을 달랬고, 들고 다니기에 편한 패키지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런 펩시의 새로운 시도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자신감까지 얻을 수 있었다. 
만약 펩시가 병의 디자인이라는 프레임만 고집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 벌어지는 펩시와 코카콜라의 콜라전쟁은 싱겁게 끝났을 것이다.


 
 이처럼 킬러 아이디어는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리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이와타는 지금까지 닌텐도가 누려온 영광 따위는 과거의 유물로 생각했다. 현재의 손님은 새로운 세대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세이부백화점의 컴퓨터 코너에서 프로그램을 갖고 놀던 컴퓨터 마니아 출신의 괴짜인데, 그는 닌텐도의 외주 개발 일을 하다가 닌텐도에 입사했고, 입사 후에 사장까지 된 인물 입니다. 빅 히트작인 닌텐도DS 개발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닌텐도DS의 개발 : 같은 종에서 진화는 계속된다
 
 닌텐도DS가 나오기 전까지 이와타는 기존의 게임기 시장이 갖고 있던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그는 가장 먼저 기술 완벽주의에 매몰된 개발자들을 설득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야지 게임기를 쓰지 않는 어린이와 어른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끈질기게 필사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끝에 얻어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사용하기 어려운 조작버튼은 과감히 줄어거나 없애고 터치스크린을 장착하자.
 -2개의 화면을 만들어 한 화면에서 사용방법을 보여주자.
 -키보드가 아니라 터치펜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
 -음성 입출력을 통해 재미를 느끼게 하자.

 
 드디어 새로운 게임기의 콘셉트가 마련되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에 밀려나 길고 간 암흑의 터널을 걸어야만 했던 닌텐도의 구원투수인 이와타는 곧바로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하드웨어 개발자들은 휴대성과 편리한 조작이 가능한 게임기 개발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특히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개발은 중요했다. 어른인 당사자가 직접 게임을 할 때에도 재미를 느껴야겠지만 아이들에게 게임기를 사주는 것도 결국 어른임을 감안한다면 폭력성이 짙은 게임은 가급적 피해야 했다. 
 
 그래서 나온 게임이 두뇌훈련게임과 영어교육 같은 학습 게임이다. 특히 게임기로 영어교육을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4가지 원칙, 즉 읽고 듣고 쓰고 말하기의 학습 요소를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야 했다. 이는 단순히 영어단어 테스트 게임 정도를 할 수 있는 기존의 휴대폰 게임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콘셉트의 게임기를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 그리고 개발자 간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였다.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도자기의 장인처럼 닌텐도의 개발자들은 수없이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했다. 그리고 화려한 외양에 집착하기보다는 게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리하고 손쉽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신경을 썼다.
 
 이렇게 해서 2004년에 세상으로 나온 게임기가 바로 닌텐도DS 이다. DS 즉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이 휴대용 게임기는 몇 개 되지 않는 조작 버튼과 터치펜으로 스크린을 찍어 게임을 할 수 있는 신개념의 게임기였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펜, 듀얼 스크린 등은 전혀 새로운 콘셉트에 맞추어 조합한 것이다.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고 부르는, 스위스 빅토리녹스가 만든 나이프는 칼 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가위,송곡 심지어 손톱깎이까지 달려 있다.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어는 것 하나 새로운 것이 없다. 그러나 이것들이 모여 전혀 새로운 나이프를 창조한 것이다. 
 
 닌텐도DS는 기능의 조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것이 전부가 아니다. 처음부터 게임기라는 콘셉트보다 두뇌훈련기기 라는 콘셉트로,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광고도 처음부터 영어단어, 숫자, 도형을 훈련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물론 닌텐도DS는 그 본질이 게임기인 만큼 슈퍼마리오나 포켓몬스터, 야구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기본이었다. 이 다목적 게임기는 가격까지 저렴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제 닌텐도의 킬러 콘텐츠는 흥미 위주의 게임에다 학습 훈련 게임까지 추가되었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공부하라고 사줄 수 있는 게임기가 된 것이다. 수천만 개가 팔려나간 닌텐도 DS는 소프트웨어도 각각 1000만개가 넘는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닌텐도DS의 눈부신 성공은 무너져가던 제국의 재건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성공에 안주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한번 궤도에 올라섰으면 진화의 속도를 계속 유지해야 했다. 이와타는 닌텐도DS의 성공으로 한껏 고무된 조직에 샴페인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주문했다.

< 출처 >
유상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 bestwisem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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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급성장의 비결